
『진주』
존 스타인벡 지음 / 권혁 옮김 / 돋을새김 / (개정판) 2007년
존 스타인벡, 『분노의 포도』를 ‘미국의 슬픈 자화상’으로 읽었던 게 떠오른다. 그리고 『진주』를 읽어본다. 멕시코 인디언들을 소재로 한 우화라고 해야 할까? 하나의 진주를 놓고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분명 암시적이지만 지나치게 노골적이기도 하다. 흔히 말하는 ‘돼지 목의 진주’가 그것이겠는데, 과연 돼지에게는 진주의 가치가 희석되는 것인가? 그 희석된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돼지에게서 진주를 앗아야 하는 것인가? 진주를 둘러싸고 보이는 인간의 탐욕은 돼지의 어리석음과 비견되면서, 그 참된 가치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. 진주는 조개 살을 파고든 모래 알갱이, 즉 이물질이다. 이물질로부터 스스로를 지켜내기 위한 조개의 끊임없는 몸부림이 진주라는 알갱이를 탄생시킨다. 인간 사회에 비집고 들어온 진주라는 알갱이는, 그만큼의 대접을 받아 마땅한 것인지. 그저 이물질인 건 아닌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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